외교부, 박 장관 비난에 "핵보유 인정 헛된 꿈 깨야"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김지연 기자 = 북한은 박진 외교부 장관이 최근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내용 등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9일 '21세기의 가련한 몽유병자들' 제하로 논평을 내고 박 장관의 CNN 인터뷰에 대해 "미국만이 저들을 유일하게 지켜줄 수 있다고 아부재기를 치면서 (중략) 반공화국 압박 공조를 구걸질하였다"고 직격했다.

박 장관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공개된 CNN 인터뷰에서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는 환경을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면서 "미국의 확장 억지만이 북한의 공격에서 한국을 지킬 유일하게 효과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1차 세계대전 100주년이던 2014년 출간된 도서 '몽유병자들'을 거론하며 박 장관이 "그만큼 혼쭐이 나고도 아직 혼몽한 환각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양"이라고 막말 비난했다.

이 책의 저자인 크리스토퍼 클라크는 당시 상호 신뢰 수준이 낮고 피해망상 수준이 높았던 각국 지도부가 잘못된 판단을 내려 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다고 지적한다.

논평은 "20세기 초의 몽유병자들이 어망처망한 세계대전의 참화를 인류에게 들씌웠다면 21세기의 이 가련한 몽유병자들은 무모한 대결의 한파를 불러 남조선뿐 아니라 저들 스스로의 잔명조차 위태롭게 하는 화난을 자초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이에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은 핵 보유 인정의 헛된 꿈에서 깨어나 비핵화와 번영의 길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담대한 구상을 바탕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흔들림 없이 경주해나갈 것"이라는 기존 정부 입장을 재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