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민족통일대회 방북단 참관..조명균, “과학기술 남북협력 활발히”
평양=공동취재단/조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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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시대 ‘과학중시, 인재중시’의 상징, 평양 과학기술전당이 4일 남측 손님들에게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2016년 준공된 이후 한 번도 남측 인사들이 다녀간 적이 없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시대 북한의 ‘과학중시, 인재중시’의 상징, 평양 과학기술전당이 4일 남측 손님들에게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2016년 준공된 이후 한 번도 남측 인사들이 다녀간 적이 없다.

  10.4선언 11주년 민족통일대회 참석을 위해 방북한 160여 명은 이날 오후 평양 고려호텔에 여장을 푼 뒤, 첫 참관지로 평양 쑥섬에 위치한 과학기술전당을 둘러봤다.

  과학기술전당은 거대한 원자구조 모양의 외관으로 2014년부터 건설을 시작해 2016년 1월 대동강에 있는 쑥섬에 들어섰다. 연면적 10만 6천6백㎡로 지하 1층, 지상 4층짜리 건물이다. 대동강 변 태양열 집열판으로 전력을 자체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1층 영화관, 학술회의장, 2층 기초과학관, 첨단과학기술관, 과학탐구관, 응용과학기술관, 3층 가상과학실험실, 학술문답실, 4층 전자열람실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과학기술전당이 들어선 쑥섬은 1948년 남북연석회의 당시, 김구 선생과 김일성 주석이 만난 곳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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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이 동행하며, 남측 방북단이 평양 과학기술전당을 둘러봤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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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학생들이 과학기술전당에서 과학 학습을 하고 있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방북단이 과학기술전당 1층 로비에 도착하자, 출입구 위쪽에 ‘경애하는 최고지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현지지도하신 과학기술전당. 주체104(2015)년 10월 27일. 주체105(2016)년 1월 1일’이라고 적힌 현판이 보였다.

  방북단은 먼저 1층 어린이꿈관을 둘러봤다. 3~8세 정도로 보이는 아이 30~40여 명이 자유롭게 노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린이꿈관에는 스크린 피아노, 스크린 배드민턴이 설치됐고, 한쪽에 있는 아동열람실에는 다양한 종류의 책이 진열됐다.

  북측 김수희 봉사원은 “하루 3천 명가량 방문한다”며 “어린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찾는다”고 자랑했다.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간 2층 로비에는 컴퓨터 324대가 설치됐다. 10~20대 학생들이 컴퓨터로 과학, 의학 관련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었다. 2층 중앙홀에는 ‘새책열람실’도 마련됐는데, 각 분야의 책이 전시됐고, 프런트에는 책의 위치를 검색할 수 있는 키오스크가 작동하고 있었다.

  로비 다른 한쪽에는 중생대에 살았던 공룡 뼈가 전시되어 있었다. 기초과학관에는 컴퓨터 4대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학생들이 빈자리 없이 앉아 수학 문제를 풀고 있었다.

  방북단은 률동영화관으로 들어섰다. 률동영화관은 4D입체영화관으로 북측 표현으로 ‘사디’, ‘립체률동영화’라고 말한다.

  총 48석으로 노란색 테두리의 입체안경을 하나씩 끼고 앉자, 영화 ‘모험세계로’, ‘1억5천만 년 전으로’, ‘희망이여 나래치라’ 등이 상영됐다. 영화가 상영되자 좌석이 앞뒤 좌우로 움직이고 모니터 화면에 따라 물도 뿜어져 나오고 눈발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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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전당 2층 로비에는 3백여 대의 컴퓨터가 설치, 10~20대 학생들이 학습을 하고 있었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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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컴퓨터로 과학 공부를 하고 있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과학기술전당을 둘러본 남측 인사들은 하나같이 놀라움을 표시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무엇보다 짧은 기간 안에 이런 훌륭한 시설을 해놨다는 것이 다시 한번 놀랍다”며 “북측에서 교육과 과학기술, 미래세대를 중시하는 것을 여기 와서 보니까 한눈에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미래세대, 젊은 청년들을 위해서도 우리 당국자, 기성세대가 더 잘해야 되겠다. 진짜 더 확실하게 밝은 미래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쑥섬이 완전히 과학기술의 전당으로 탈바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동행한 북측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은 “다른데도 가보시면 알겠지만, 과학, 기술을 중시하고 집중해서 육성하고 있다”며 “컴퓨터 하나는 중시하고 있다. 우리는 매 공장마다 과학기술 없이 가면 국가적으로 소양이 부족하다고 해서, 강의, 대학, 대학 졸업증까지 컴퓨터 강의가 있다. 각 공장에서 과학 수업해서 강의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전당을 참관한 조명균 장관은 ‘교육과 과학기술에서 남북협력을 활발하게 하여 민족의 밝은 미래를 열어나갑시다’라고 방명록에 적었다.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교육과 과학은 미래를 여는 길입니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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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방북단이 과학기술전당에 설치된 한반도 모형을 보고 있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약 1시간가량 과학기술전당을 둘러본 방북단은 오후 4시 15분 평양대극장으로 이동했다. 지난 9월 남북정상회담의 공연과 같은 내용으로 진행됐다.

  삼지연관현악단이 선보인 공연에는 노래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뒤늦은 후회’,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동무생각’, ‘아침이슬’, ‘사랑의 기억’ 등 남측 노래와 ‘다시 만납시다’, ‘우리는 하나’, ‘백두와 한나는 내조국’ 등 북측 노래가 무대를 장식했다.

  평양의 변화상에 남측 인사들은 감탄했다. 평양 시내 베란다 아파트 안쪽에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한 가구가 다수 눈에 들어오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0년 넘는 기간 만에 왔는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서도 평양의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10.4선언 11주년 민족통일대회 방북단은 총 160명이라고 방북 취재단이 알려왔다. 이중 정부 지원인력과 기자단을 제외하고 총 122명으로, 구체적인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방북단은 이어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리는 환영 만찬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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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단은 4일 오후 평양대극장에서 환영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은 지난 9월 남북정상회담의 내용과 동일했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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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지연관현악단 단원들이 남북 노래를 골고루 선보였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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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관람하는 남북 대표단.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10.4선언 11주년 민족통일대회는 오는 5일 오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다. 이어 옥류관에서 오찬을 한 뒤, 만수대창작사, 만경대학생소년궁전 등을 참관하고,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 및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합동만찬에 참석한다.

  6일 중앙식물원을 참관한 뒤, 평양국제비행장을 거쳐 낮 12시 20분경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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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방북단을 태운 버스가 평양 개선문을 지나고 있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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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남면옥에 줄 선 평양 시민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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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은 10.4민족통일대회를 위해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0.4선언 발표 당시 사진 액자를 선물로 마련했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