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혁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오는 11월 남북국회회담 개최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1일 밝혔다. 문 의장이 남북국회회담 시간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유보적 태도를 보이고는 있지만 “남북국회회담에 원론적으로는 긍정적”이라는 입장이어서 이후 논의가 주목된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와의 오찬 모임(초월회) 모두 발언을 통해 “국회 회담은 제가 제안을 했고, 9월27일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 명의의 동의한다는 답신이 왔다”면서 “(회담 시기는) 11월로 생각하고 있고, 인원은 여야 5당 대표를 포함해 30명 정도 규모로 시작할까 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문 의장은 이날 앞서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선 “통일, 안보에 관해서는 여야가 없다”며 “가능한 한 전향적으로 해서 국회회담이 성사됐으면 한다. 협치정신만 발휘하면 못할 일이 뭐가 있겠느냐”고 했다. 

  문 의장은 “남북국회회담을 아예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면 회담을 준비할 수 있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각 당이 함께하자”고도 제안했다. 문 의장 측은 박수현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남북국회회담 준비를 위한 TF를 구성할 예정인데, 이 TF에 여야 정당도 1명씩 파견하자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찬성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남북국회회담에 여야 5당이 함께 참여하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국회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 때가 지금”이라고 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달라진 시대에 국회가 가장 먼저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반면 한국당은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남북국회회담에 대해 원론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아직 결론 내릴 단계는 아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정기국회 기간(11월)에 가능하겠나 하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 역시 “남북국회회담에 반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문 의장의 TF 파견 제안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