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의장대 사열, 이번엔 어떻게 달라졌나
남한 대통령에 첫 예포 발사…“그만큼 더 예우한다는 의미”
과거 정상회담 때와 달리 문 대통령 사열 뒤 분열까지 받아

180918평양수뇌-한겨레
'2018남북정상회담평양'의 첫날인 18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이 영접나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의장대 사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을 대대적으로 환영했다. 과거에 하지 않던 예포를 발사했고, 인민군 의장대는 사열뿐 아니라 분열도 했다. 의장대장은 문 대통령을 “대통령 각하”라고 호칭했다. 모두 처음 있던 일이다.

  군 당국자는 이날 “2000년 6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2007년 10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도 북한군으로부터 국가원수에 걸맞는 의장행사가 있었지만, 그 때는 사열 행사만 했고 분열은 하지 않았다. 또 예포도 없었고, 의장대장이 우리 대통령에게 ‘각하’라고 호칭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사열은 국가원수나 지휘관 등이 군대가 도열해 있는 앞을 걸어가며 예의를 받는 행사이고, 분열은 거꾸로 군대가 행진하면서 단상에 서 있는 이에게 존경과 예의를 표하는 행사이다. 북한이 과거와 달리 문 대통령에게 사열뿐 아니라 분열까지 한 것은 그 만큼 더 예우를 갖춰 맞이한다는 의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예포 발사와 각하 호칭도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문 대통령의 평양 순안공항 의장 행사는 인민군 의장대의 사열부터 진행됐다. 북한의 의장대장인 김명호 육군 대좌(대령)는 “대통령 각하, 조선인민군 의장대는 각하를 영접하기 위하여 정렬하였습니다”라고 보고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레드 카펫 위를 걸으며, 미리 도열해 있던 인민군 의장대로부터 ‘받들어 총’ 경례를 받았다. 사열을 마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안내를 받아 사열단에 오른 뒤 인민군 의장대가 행진하며 경례하는 것을 묵묵히 지켜봤다. 인민군은 의장행사가 이뤄지는 동안 예포 21발을 발사했다. 모두 합쳐 5분 남짓 걸렸다.

  앞서 지난 4월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첫 정상회담 때는 김 위원장이 북쪽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남쪽 지역 판문점 광정에서 육·해·공 3군으로 구성된 국군의장대와 전통의장대를 사열했다. 이날 행사는 협소한 공간과 남북관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 예포 발사가 생락되는 등 단촐하게 진행됐다.

  한 달 뒤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는 판문점 북쪽 지역 통일각 앞에서 인민군 의장대가 양 옆으로 정열해 있다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받들어 총’ 자세로 예를 표하는 것으로 의장행사를 갈음했다. 군 당국자는 “의장행사는 상대국 국가원수에게 존경과 예의를 표한다는 뜻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각국의 관례와 사정, 그때 그때의 형편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