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제민·김지환 기자

180917임종석발표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내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정상회담 세부 일정과 주요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 회담 의제 비핵화, 군사긴장완화, 남북관계, 이산가족으로 나눠 설명
· ‘문 대통령은 수석협상가’ 중재자 역할 분명히 해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 “비핵화 진전과 관련된 합의가 있을지, 합의문에 담길 수 있을지, 합의문이 아니면 구두합의가 될 수 있을지 모든 부분이 블랭크(백지) 상태”라고 밝혔다. 

  임 실장은 17일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가 차려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에는 비핵화라는 무거운 의제가 회담을 누르고 있다. 이 대목이 이번 회담에 대해 조심스럽고 어떤 낙관적 전망도 하기 어려운 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임 실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핵화 의제는 북·미 간 의제이고 저희가 비핵화 의제를 꺼내는 데 대해 북·미가 달가워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비핵화 의제가 중요한 의제가 됐고 회담에서 이 부분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기대감이 존재한다”고 했다.

  임 실장은 “과거와 달리 비핵화 의제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문 대통령에게 수석협상가 역할을 해달라고 했고, 김정은 위원장도 문 대통령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래서 대통령이 중재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아무래도 김정은 위원장보다는 문 대통령이 많은 만남과 통화를 통해서 알고 있어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김정은 위원장의 생각과 특사단에 얘기했던 답답함을 충분히 듣게 된다면 중재, 촉진하는 데 상당한 역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임 실장은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를 남북관계 발전,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 중재 촉진, 군사적 긴장완화와 전쟁위협 종식 순으로 설명했다. 다만 의제 순서가 곧 정상회담 합의문의 순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군사적 긴장 완화 의제화와 관련해 임 실장은 “4·27 판문점선언의 매우 중요한 내용이고, 선언 직후에 양 군사당국 간 매우 많은 논의해왔다”며 “몇가지 조항이 남아 있지만 실제로 무력충돌 위험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전쟁 위협을 해소하는 의미 있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군사적 긴장완화가 그 자체로 종전선언, 평화협정과 연결돼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이런 남북간 합의 진전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촉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남북 경제협력 의제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한 제재가 취해져 있어 실행할 수 있는 것과 안 되는 것 사이 뚜렷한 경계가 있다. 비핵화,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연계된 것이라 말하기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판문점선언에서 좀더 진전된 합의를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 문제는 문 대통령과 함께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하는 기업인들이 리용남 내각 부총리를 만나 협의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임 실장은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 중 하나로 “이산가족들의 고통을 근원적으로 해소하는 방안도 별도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임 실장은 “상시 상봉은 물론이고, 전수조사와 생사 확인, 화상 상봉 등 모든 방법을 통해 더 늦기 전에 한 분이라도 생사를 알고 만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합의문에 다 담지는 못해도 이 부분은 북쪽도 적극적 의사가 있어 좋은 소식 들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