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빅터 차 “남북의 노력에 동참해야”, 로버트 갈루치 “약속했으면 이행해야”
김동원 기자

180917북미
▲사진 : 뉴시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늘고 있어 주목된다. 아직 다수는 아니지만 그동안 보수‧자유주의 정치성향을 불문하고 ‘(핵신고 전)종전선언 불가론’ 일색이던 여론주도층 내에 변화가 일고 있음이다.

  강경 보수파로 주한미 대사로 거론됐다 막바지에 ‘퇴짜’를 맞아 더 유명해진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지난 16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조선) 비핵화 문제와 종전선언을 분리하는데 동의해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69년에 걸친 전쟁을 끝내기 위한 선언을 도출하려는 남북한의 노력에 동참(get on board) 해야 한다. 중국도 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사들이 전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될 수 있다. 왜냐면 세 나라(남북한, 중국)은 평화선언을 원하고, 그(트럼프)는 노벨평화상을 위한 점수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지지하는 게 양보를 의미하는 것이 될지도 모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김정은으로부터 뭔가 확실한 것들을 얻어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차 석좌는 지난 7일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하려면 북이 군사분계선에 근접 배치한 장사정포를 철수하는 게 좋은 교환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클린턴 정부 시절인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에 참여했던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무부 북핵 특사는 지난달 31일 VOA와 인터뷰에서 “언론보도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북과)종전선언을 약속했다면 이를 이행할 필요가 있다. 한국전쟁은 사실상 끝난 지 이미 수십 년이 됐다”면서 “종전선언은 관계정상화 등 더욱 복잡한 절차가 뒤따르는 평화협정과는 다르다며 미국과 한국은 아무 때든 어떤 것도 잃지 않으면서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전선언이)비핵화 절차에 포함된다면 더 좋겠지만 이와 별개로도 충분히 진행될 수 있는 일”이라면서 “종전선언이 채택되면 주한미군의 법적 정당성 등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담당 조정관도 VOA 인터뷰에서 “종전선언은 더욱 복잡한 차원인 평화협정과는 다르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조선)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가 뒤따르지 않는 이상 미 상원이 비준하지 않을 평화협정과는 차이가 있다”면서 “북이 이런 비핵화에 응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에 평화협정은 어렵더라도 미-북 양국간이 아닌, 미국과 북한(조선), 한국, 중국이 참여하는 형태의 종전선언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종전선언은 지난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약속한 바다. 미국의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지난달 29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 보도했다.

  복스는 또 소식통들을 인용, 정상회담 직전인 지난 6월1일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조선로동당 부위원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약속을 한 것으로 북한(조선)은 믿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복스와 인터뷰에서 “왜 북한(조선) 사람들이 화가 났는지 이해가 된다”며 “트럼프가 평화(종전)선언에 약속한 다음 골대를 옮겨 조건부로 만드는 것은, 미국이 약속을 어기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결자해지는 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