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 중간선거 전 가능성
비핵화-종전선언 맞교환 방식 관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을 제안했으며, 양쪽이 이미 이를 위한 조율작업을 하고 있다고 백악관이 10일(현지시각) 밝혔다. 막혀있던 북-미 협상이 이달초 문재인 대통령 대북 특별사절단의 평양 방문과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을 계기로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사상 첫 정상회담(6월12일)을 한 지 수개월 만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실현될지 주목된다.

  세라 샌더스 허커비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편지를 받았다. 그것은 매우 따뜻하고 긍정적인 편지였다”며 “편지의 주된 목적은 (트럼프) 대통령과 두번째 회담(another meeting)을 요청하고 일정을 잡으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열려있으며, 이미 그것을 조율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게 될지에 대해“추가적인 세부사항이 있으면 알려주겠다”며 “그러나 분명히, 우리가 일어나기를 원하는 뭔가를 실현시키기 위해 이미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상회담 시기에 관해서도 “정확한 시점에 대해 구체적인 사항을 갖고 있지 않다”며 “2차 정상회담을 위한 대화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더 자세한 사항이 나오면 분명히 알려주겠다”고 답했다.

  백악관이 2차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과 이미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발표한 점에 견줘, 회담을 성사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매우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놓고 상대방에 선제 조처를 요구하며 맞서온 미국과 북한이, 두 정상의 ‘톱 다운’(하향식) 결단으로 접점을 찾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가능하다. 내용에서 접점이 마련된다면, 2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는 이르면 미국의 중간선거(11월6일) 이전인 오는 10월 가능성이 거론된다.

  샌더스 대변인이 이날 내놓은 북한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들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샌더스 대변인은 지난 9일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등장시키지 않은 점 등을 언급하면서 “대통령은 지금까지 그의 정책으로 놀라운 성공을 성취했다. 이 편지는 우리가 계속 만들기를 희망하는 진전의 추가적인 징표”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호의적인 발언과 이번 열병식 외에 트럼프 대통령이 낙관하게 만드는 (비핵화 등) 진전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거듭 북한의 열병식을 강조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북한이 처음으로 핵무기를 강조하지 않는 열병식을 했다. 우리는 그걸 선의의 신호로 여긴다”고 했다. 또 “김 위원장이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는 분명히 대화를 지속하고, 몇달 전 정상회담 이래 진행해온 진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에 집중하겠다는 계속적인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북 열병식은) 크고 매우 긍정적인 성명(statement)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고맙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가 오고 있다”고 밝히며, “긍정적인 편지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북-미 라인을 통해 전해진 이 친서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으로부터 보고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